로이스터 매직의 비결은?

카테고리 : sports  |  작성일자 : 2008. 4. 25. 10:55  |  작성자 : 점프컷
만년 하위팀을 부임 첫해에 강팀으로 변모시켜 버린 로이스터 감독이 부산에서는 히딩크라고 칭송받고 있습니다. 로이스터 매직이라고 부를만큼 로이스터 감독의 용병술은 놀라왔고 팬들의 호응도 뜨겁습니다. 팀의 간판선수이자 국내최고 타자라 할 수 있는 이대호 선수보다 티셔츠가 더 많이 팔릴 정도라고 합니다.

로이스터 감독의 야구는 자율야구로 분류됩니다. 메이저리그식 방식을 도입하여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운영을 보여주는데, 대표적으로 주위에서 보기에는 동계훈련의 양이 적었다고 하지만 감독이나 선수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메이저리그처럼 설렁 설렁 대충 운동해도 스스로 부족함을 파악하고 보완을 해나가는 자율야구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전통적으로 동계훈련은 시즌을 치룰 체력을 쌓기 위해서라도 강도 높은 훈련이 상식으로 통했습니다. 소위 "입에 단내 나도록 굴린다"고 할 정도로 훈련의 강도를 높이는데 주력했었죠. 우리 히어로즈의 이광환 감독으로 대표되는 자율야구를 표방한 감독들이 한국야구에서는 별 재미를 못봤습니다.

김응룡, 김인식, 김재박 최근에는 선동열까지 한국 프로야구에서 명장으로 분류되는 감독들은 공통적으로 선수들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지닌 감독들이었습니다.

젊은 감독인 선동열 감독마저 철저하게 선수들을 휘어잡는 것으로 유명하죠. 심정수, 임창용 없이도 시즌을 치를 수 있다는 식으로 거물 선수들에 대한 배려 역시 의도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팀을 위해서 희생을 강요(혹은 유도)하는 스타일입니다. 야구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주로 통용되는 리더쉽이 이런 카리스마를 기반으로 하는 리더쉽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로이스터 감독의 자율야구의 성공은 더더욱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동계훈련에서 내야수들에게 슬라이딩을 해서 잡는 수비를 연습시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 타구가 일년에 몇번이나 나오느냐? 수비에서 중요한 것은 잡을 수 있는 공을 실수없이 잡는 것이다"고 하면서 기본기에 충실했습니다. 그리고 훈련시간을 짧게 가져가고(물론 메이저리그 팀보다는 많았다고 합니다.) 자율훈련을 통해서 선수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이 롯데 선수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은

실패를 두려워 말자. 집중력을 가져라.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자.

이 3가지 라고 합니다.

국내선수들이 실패를 두려워하고 지나치게 위축적인 플레이를 해서 창조성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야구판뿐 아니라 늘 듣던 소리죠?

보통 리더들이 의례적으로 하늘 말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실패를 두려워 말자"고 리더가 말하면 보통 "지랄하지 말라"고 되돌아 옵니다.

실패를 두려워할만한 환경, 잘하기 보다는 실수하지 않는게 미덕인 환경을 만들어 놓고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자고 말하면 그걸 듣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로이스터 매직의 비결은 바로 이겁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자신의 인생철학 혹은 야구철학에서 우러러 나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수많은 것들이 일관성을 갖고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당연히 이런 환경속에서 선수들은 감독을 신뢰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합니다.

최근 롯데는 3연패를 당하면서 12승 7패로 SK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3연패 속에서도 전혀 흔들림 없이 기본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야구철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오히려 팬들이 안달입니다. 왜 5선발 체제를 고집하느냐? 백업 맴버를 플래툰으로 기용하지 않고(혹은 경기후반에 기용하지 않고) 선발 출장을 시키느냐?는 식으로 단기 성적에 무관심한 로이스터 감독에게 아쉬움을 표현합니다.

물론 단기성적을 감안하면, 특히 야구는 흐름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기적인 극약처방이 효율적일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5선발을 고집하고, 백업멤버에게 출전기회를 확실히 보장하면 그만큼 선발투수 한명을 더 키울 수 있고, 백업맴버들의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자칫 연패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으나 선수의 성장 측면에서는 이런 원칙을 견지해 나가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이는 고스란히 감독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로 되돌아 옵니다.

기본에 바탕을 두고, 선수를 승리를 위한 소모품으로 생각하지 않고, 선수들의 인격을 존중하면서 만년 하위팀을 리그 2위를 질주하는 팀으로 탈바꿈 시키고 있습니다. 롯데팬은 아니지만 로이스터 매직이 시즌 끝까지 불어서 한국 야구 아니 한국 사회에 진정한 리더의 모습은 이런것이다는 것을 각인시켜 주기 바랍니다.
Posted by 점프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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