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집단지성이다! 불매운동2.0

카테고리 : 잡담  |  작성일자 : 2008. 6. 4. 11:25  |  작성자 : 점프컷
우리사회의 광우병 조중동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에 개혁이 필요한 가장 시급한 분야는 언론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이 부패했다고 하지만 이는 제대로 된 언론이 있다면 얼마든지 고쳐나갈 수 있다. 언론에서 올바른 목소리를 내어 제대로된 여론을 형성한다면 선거를 통해서 올바른 정치인을 뽑을 수 있고, 이들이 정치를 잘한다면 기업이 부패하고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언론의 자유와 다양성을 인정하더라도 용납될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이 있다. 예컨데 광우병의 위험에 대해서 각 언론마다 시각이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조선일보와 같은 부패 언론에서는 광우병의 위험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이 없다. 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오로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서 이 광우병이라는 떡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 뿐이다.

노무현 정부때는 노무현을 비판하기 위해서 광우병을 굉장히 위험한 병이라고 소개한다. 반대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태도를 180도 바꾸어 광우병은 과장되었다고 말한다. 이걸 언론의 자유로 봐야할까? 다양성으로 봐야할까? 이들은 언론이 아니라 광우병에 걸린 집단일 뿐이다.

다행히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면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정보를 받아들이는 세대들이 이제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들이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나타내면 교묘한 말장난으로 대중의 공포와 증오를 자극하면서 여론을 왜곡해오던 조중동의 선동은 무기력해진다.

이번 소고기 수입파동과 촛불집회에서 보여주는 기만적인 보도태도를 빗대어 조중동을 우리사회의 광우병(CJD)라고 부르고 있다.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ariant Creutzfeldt-Jakob disease)의 약자가 절묘하게 "조선 중앙 동아"라는 "Choson Joongang Dong-a" 와 맞아떨어지고, 광우병이 걸리지 않았다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기사를 내고 있는 모습 역시도 맞아 떨어진다.

우리사회의 악성종양

안티조선운동이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지식인과 인터넷 논객들 사이에서나 활발하게 이루어졌지 일반 국민들에게 까지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지 못했다. 그간 안티조선운동과 조중동 비판의 성과라면 조중동의 폐해를 널리 알렸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조중동의 영향력을 떨어뜨려 언론을 정화시키는 데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제 공감은 충분하다. 굳이 이글에서 조중동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구구절절 늘어놓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미 인터넷을 중심으로 조중동의 폐해는 충분히 알려졌다. 이제는 악성종양을 들어내야 할 시점이다.

영업전선 이상없다

그러나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조중동의 영향력이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데는 이런 비판들이 조중동의 영업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이런 것이다. 조중동은 광우병을 바라보는 시각과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의 부동산 투기 문제에 대한 특별한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다. 노무현 정부때 투기로 인해 부동산 값이 올랐다면 이는 서민들을 죽이는 무능한 대통령을 욕하는 소재로 사용하고, 이명박 정부때 부동산값이 오르면 투자가 살아난다고 적을 것이다.

이런 이중잣대에 대해서 비판을 가하나, 여전히 조중동의 지면에는 쓰레기 같은 부동산 기사들이 넘쳐나고, 이에 호응하는 아파트 전면 광고가 버젓이 자리잡고 있다.

비판만 해서는 조중동이 먹고사는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이들은 이런 비판에 눈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그리고 조중동을 지지하는 층은 일명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부를만큼 단단하다. 이들은 대게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어떠한 비판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결속을 다지는 경향이 있다. 조중동 역시 사회의 개혁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면서 이런 이해관계속에서 콩고물이 떨어지는 것이 많기에 어떤 비판도 감수하고 꿋꿋하게 악성종양의 역할에 매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악성종양을 들어내기 위해서는 일단 이 악성종양에 끊임없이 영양분을 제공하는 광고주를 타겟으로 해야한다.

이번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이 기존의 불매운동과 차원이 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포인트를 잡았다는 것이다. 이제는 조중동의 영업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집단지성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잘 활용한 예로 위키피디아와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을 들 수 있다. 소수의 전문가가 아닌 다수의 비전문가들이 협력하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소수의 전문가보다 오히려 나은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기존의 불매운동은 불매운동을 주도하는 이들이 불매운동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이 주장이 대중에게 먹혀들었을때 효과를 발휘한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대중들이 쉽게 참여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노출시키면서 불매운동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조중동 불매운동만 보더라도, 조중동을 구독하지 않는 대중들이 주로 이 불매운동을 지지하기에 이들이 딱히 동참할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기존의 불매운동은 참여자의 불편을 동반한다. 이랜드의 비정규직 탄압때 홈에버 불매운동이 벌어졌지만 역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대형 마트라는 곳이 집에서 가깝기에 이용하는 곳이고, 구입하고자 하는 물품의 가격차이도 존재하기에 이를 극복하고 참여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집단지성은 대중의 전폭적인 참여가 있을때 의미를 가진다. 위키피디아가 인터넷 백과사전으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참여자가 적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그다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번 불매운동은 집단지성이라고 부를만큼 대중들의 전폭적인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내면서 대중들이 주도하는 불매운동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대중들의 전폭적인 참여가 가능할려면 참여하기가 편하고, 그 성과를 단기간에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빠른 성과가 나타나는 것을 즐긴다. 스타크래프트나 카트라이더와 같은 게임들이 괜히 인기가 있는게 아니다. 오늘은 이 기업을 공략하자고 네티즌들이 몰려가서 해당 기업의 홈페이지를 털어버리면 며칠안에 바로 사과공지가 올라온다. 대중이 참여할 수 있는, 아니 참여해야하는 이유가 충분한 불매운동이다.

대중의 참여가 의미있기 위해서는 또하나의 조건이 있다. 불매운동이 특정 집단이나 단체에서 출발하지 않고 집단지성의 힘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조중동에서는 이 역시 배후가 있다고 말하겠지만 이번 불매운동은 인터넷에서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기에 딱히 어디가 주도하는 곳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나 역시 이런 글을 적으면서 간접적으로나마 이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불매운동의 방법론 역시 정해진 틀이 없고 계속적으로 진화를 거듭한다. 네이버 말려죽이기에서는 네이버 광고를 공략하기 위해서 어떤 이가 네이버에서 광고를 제거하는 팁을 소개하면, 어떤이는 이를 좀더 편하게 적용할 수 있는 레지스트리를 개발한다.

조중동 말려죽이기 역시 대중들의 참여로 인해서 계속 진화되면서 진행되고 있다. "오늘의 숙제"와 같은 재기발랄한 표현에서부터, 조중동 중에서 우선 조선일보에 집중하자는 "한놈만 패자" 의견까지 집단지성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불매운동은 기존의 불매운동의 한계를 대중의 참여로 뛰어넘고 있다. 아무리 똑똑한 광고 기획자라고 해도, 네티즌들이 모여서 히히덕 거리는 디시인사이드의 기발함을 뛰어넘지 못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별의별 아이디어를 내면서, 즐기면서 불매운동의 방법론을 진화시키고 있다.

난 감히 이를 불매운동2.0 이라고 부르고 싶다.
Posted by 점프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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