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백강녕 기자의 좌충우돌 컴맹 탈출기

카테고리 : internet  |  작성일자 : 2008. 7. 17. 08:30  |  작성자 : 점프컷
한 컴맹기자가 작성한 '다음 트래픽 급증'의 진실은... 이라는 글을 봤다.

기자가 컴맴처럼 보이지만 글 적는 솜씨는 대단하다. 이스트 소프트와 다음의 계약으로 인해 이스트 소프트사의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다음을 시작페이지로 변경할 것인가를 물어보는 현상을 발견하고는 이렇게 장문의 글을 적어버린다.

이런 방식의 제휴가 아주 일반적일 뿐더러 소프트웨어를 유료로 판매하기가 곤란해진 요즘 새로운 수익 모델로 널리 인정을 받고 있는데 컴맹 기자의 눈에는 이게 아주 신기했나 보다.

이런걸 눈높이 기사라고 하나? 컴맹 독자들의 궁금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컴맹 기자가 아이티 기사를 적는다? 기사의 유용성은 어떨지 몰라도 꽤나 참신한 시도라고 생각된다. 누가 우리 조선일보를 보수라고 했는가? 파격과 참신함으로 똘똘 뭉친 이 기사를 보고도 그런말이 나오는가?

일단 다음 직원들도 극소수만 아는 최근 다음 트래픽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요? 아고라와 촛불은 잊어주십시오. 한마디로 다음은 트래픽을 돈을 주고 샀습니다.

굉장한 것을 발견한 기자의 설레임이 묻어나오는 대목이다.

물론 컴맹이 아닌 사람들이 들으면 좀 피곤한 이야기이다. 요즘 이런식의 제휴-소프트 웨어를 설치하면서 포털의 시작페이지 변경을 권유하는 방식은 아주 일반적이어서 보통은 그려려니 넘어가는 것을 두고 이렇게 설레발을 치니 말이다.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그때마다 "구글의 트래픽 증가의 숨겨진 내막!", "네이버 돈을 주고 트래픽을 사다니!" 하는 기사를 만난다고 생각하니 뒷골이 땡겨온다.

"하승진 폭풍 2도움"과 같은 기사를 만났을때의 당혹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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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컴맹의 기준에서는 이게 또 굉장히 놀랄만한 사실을 발견한 것이 될 수 있다. 기자의 고백을 들어보자.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 나오는 대화창에 무조건 ‘네’를 눌러댑니다. 그 결과 제 컴퓨터 시작페이지가 다음으로 변한 것입니다.

요즘에는 프로그램 설치할때 요런 옵션들이 너무 많아서 기자처럼 무조건 ‘네’를 눌러대는 경우는 예전에 비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나 컴맹의 마음은 컴맹이 안다고 백기자와 같이 무조건 네를 눌러대는 사람들에게는 프로그램 설치로 인해서 웹브라우저의 시작 페이지가 변경된 것은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일 수도 있다.

이 충격의 여파가 꽤 컸을까? 아래와 같이 다시 한번 소제목으로 강조하고 있다.

트래픽은 돈이다, 돈 주고 트래픽을 산 다음

앞으로 구글, 네이버, 다음, 야후, 네이트, 엠파스, 파란 등과 같은 포털들은 이런식의 제휴를 할때 반드시 백기자에게 먼저 알려줬으면 한다. 이런 제휴가 일반적이라 굳이 보도자료로 발표할거 까지 없는데요 라는 소리 제발 하지말고 꼭 백기자에게만큼은 알려줘라. 백기자 상처받는다.

이런 식의 제휴가 지금까지도 꽤 많았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인데 백기자의 후속 기사가 벌써 부터 기대된다.

"포털들의 말할 수 없는 비밀"

"트래픽 암거래 현장 밀착취재"

상상만 해도 재미있는 기사가 마구 그려진다.

문제는 트래픽을 끌어 올린 것이 자체 경쟁력이 아니라 돈이라는 점입니다. 다음 직원들도 계약 당사자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이런 계약이 있었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더군요. 정말 궁금한 것은 왜 이걸 사람들이 모르는가입니다. 다들 이스트의 알 시리즈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을텐데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조차 이걸 왜 모를까요? 세상엔 참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많습니다.

초보자의 미덕은 단순함이다. 다음과 같은 포털 사이트는 굉장히 방만해서 어떤 요인으로 인해서 트래픽이 증가했는가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은 전문가들에게도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그러나 초보자는 가능하다. 이것 저것 따질거 없이, 이스트 소프트사의 알 시리즈는 굉장히 유명한 제품이니 그 효과가 대단할 것이라는 추론만으로 이런 과감한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과감한 결론을 내면서도 아고라로 인한 트래픽 증가효과와 이스트 소프트와의 제휴로 인한 트래픽 증가효과의 비교조차도 없다.

그냥 그렇단다^^; 기사의 표현처럼 "잘 모르면 용감해 진다"

다음 직원들도 계약 당사자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이런 계약이 있었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는게 아니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트래픽 증가시킬려고 하는 노력이 어제 오늘의 일이었나?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물론 다음 직원뿐 아니라 컴맹이 아닌 대다수의 유저들 역시도 이렇게 생각한다. 그들은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서 이와 유사한 경험을 숱하게 많이 했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무료 백신인 PC 그린만 봐도 설치할때 네이버 툴바를 설치할 것인가도 물어보고 시작페이지를 변경할 것인가도 물어보는데 보통은 그냥 그려려니 하고 넘기지 백기자 처럼 충격받고 네이버의 독점 굳히기 전략이 시작되었나?라는 식으로 설레발을 떨지는 않는 다는 것이다.

오히려 무료로 제공하면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프로그램이 흔치 않은 요즘이다.

그러니 백기자는 왜 이걸 사람들이 모르는가라고 의아해 하지 말고 이참에 컴퓨터를 배워보면 어떨까 싶다. 무료로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는 이런 방식으로 제휴가 되는 경우가 많으니 노트북에 이것 저것 한번 설치해서 사용해 보기를 바란다.

그럼 백기자에게 세상엔 참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조금은 줄어 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Posted by 점프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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