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진짜 위기는?

카테고리 : sports  |  작성일자 : 2008. 1. 24. 10:57  |  작성자 : 점프컷
현대 구단의 인수가 진통을 겪으면서 프로야구 위기론이 나왔습니다. 다행히 최근 뉴스를 들으니 올해 정상적으로 8개 구단으로 운영할 수 있겠네요.

그러나 급한불은 껐지만 프로야구의 위기를 넘겼다는 해석은 곤란합니다.

사실 프로야구는 출범하면서 부터 지금까지 계속 위기였거든요.

매년 수백억의 적자를 내면서 프로 스포츠 팀을 운영한다는게 비상식적이죠. 프로야구의 위기는 아직까지 스스로 프로팀이 살아남을 수 있는 자생력을 가지지 못했다는 점이구요. 진짜 위기는 이런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는 마인드라고 할 수 있죠.

이건 구단이나 선수나 팬들이나 다 마찬가집니다. 기업이 적자를 안고 운영을 계속 하다 보니 이걸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게 진짜 위기입니다.

프로팀이 스스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광고효과나 국민정서에 기대어서 운영된다면 이건 언제 프로야구가 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기업들의 환경이 변해버리면 현대처럼 손털고 나가는 기업이 생겨버리는데 이건 프로야구의 인기와 관계없이 프로야구가 문을 닫게 되는 상황이 온다는 겁니다.

지금 환경에서 아이러니한 부분은 기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면 손 털고 나가는게 맞다는 겁니다.

무슨말인고 하면 지금처럼 문제 없이 운영되는게 우리나라의 독특한 기업문화 즉 대기업이라기 보다는 재벌이기 때문에 가능한 측면도 있거든요. 회사돈 지맘대로 쓸 수 있으니 왕회장님의 의지에 프로야구의 운영이 달려있죠.

문제는 이게 개혁의 대상이라는 겁니다. 프로야구 운영하는 기업들 다 주식회사잖아요? 정상적으로 주주 눈치보면서 경영을 한다면 이게 가능할까요?

우리 기업문화가 개혁을 통해서 정상적으로 자리잡으면 지금과 같은 프로야구팀은 해체되어야 한다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그러니 8개구단 운영된다고 다행이다고 생각하면 이게 더 위기라는겁니다. 하루빨리 프로야구팀이 적자폭을 줄이지 못하면 프로야구는 인기와 관계없이 문을 닫을 수가 있어요.

수익을 내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본전치기 정도는 해야지 손털고 나가는 기업이 있으면 재빠르게 다른 기업이 들어오고 인수 경쟁이 벌어지죠.

지금 3팀이 협상중이라고 하는데 사실 이것도 거품입니다. 아무리 회사돈 지맘대로 쓸 수 있는 환경이라고 해도 광고효과에 비해서 적자폭이 터무니 없게 크죠.

비싼 돈들여 구단을 인수하고 매년 수백억의 적자를 감당한다. 이걸 도대체 뭐라고 봐야할까요? 마케팅? 기업의 사회환원?

그리고 연령대별로 프로야구의 인기를 감안해보면 프로야구는 인기 자체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떨어질거구요. 요 몇년간 관중수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매 경기 매진이 된다 하더라도 흑자를 낼 수 없는 구조라서 이건 별 의미도 없고, 그리고 관중수 증가가 프로야구 인기의 증가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확실히 관심도는 떨어졌거든요.

예전에야 당연히 스포츠 신문 1면에 프로야구기사가 나오고 남자들이 모이면 프로야구 이야기가 오갔지만 지금은 아주 다양하죠. 스타 부터 이종격투기 까지 경쟁자가 많이 생겼습니다. 관중수 증가는 프로야구인기의 증가라기 보다는 주 5일제 근무 등을 통한 레저 수요가 증가했기에 그나마 제법 큰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프로야구쪽으로 그 수요가 들어온거지 야구 자체의 인기는 올라갔다고 할 수 없죠.

그러니 프로야구가 회생할 수 있는 기간은 몇년 남지 않았어요. 인기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견해야 합니다.

오히려 좀더 많은 구단이 손 털고 나가고 프로야구팀을 정말 경영할 수 있는 기업이 들어와야 합니다. 지금 재벌들이 앉아있어서는 수익모델 발견이 너무 힘듭니다. 별 관심이 없거든요.

팬들은 다양한 대안을 내놓습니다. 저지를 만들어도 좀 이쁘게만 만들면 얼마든지 살 용의가 있다는 팬들도 많구요. 그러나 기업이 아닌 재벌이기에 이런 시장논리에 전혀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팬의 한 입장으로서는 제대로 수익모델 발견하지 못하면 그냥 손털고 나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거품 빠지면 정말 프로야구팀을 경영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이 들어올 수도 있거든요.

이런 경영마인드가 정착이 되어야지 프로야구가 자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금의 위기 인식으로는 우리 프로야구의 앞날은 결코 밝다고 할 수 없습니다.
Posted by 점프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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