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축제와 착한 블로그 컴플렉스
근데 그토록 가열차게 세상의 비리를 까대던 블로거의 비판정신은 다 어디로 갔나요? 이명박 정부 산하의 문광부가 지원한 모임이었는데 말이죠.
행사전에 많은 논란이 오갔지만 개인적으로 관련 포스팅을 하지 못했습니다. 포스팅 타이밍을 놓친 점도 있었고, (참석도 안하면서) 이런 오프상의 모임을 까봐야 괜히 적들만 만든다는 부담감이 작용했죠. 대신 몇몇 포스팅에 댓글로만 의견을 남겼는데 (행사전) 블로그 축제를 바라보는 저의 시각은 대충 이렇습니다.
작은 인장님 포스트에 남긴 댓글
Commented by 점프컷 at 2008/02/29 18:14
이 문제에 대한 제 입장은 블로거들끼리 모임을 하는것은 상관없으나 문광부 지원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사적인 모임이더라도 결국 공공의 이익에 공헌을 하니 나쁠건 없지 않느냐?는 식으로 두리뭉실하게 넘어가면 안되죠.
대학연구기금의 예로 들으셨는데 그런 연구기금이 지원될때 나름 명확한 조건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블로그 모임에 대한 지원기준이 만일 명확하게 있다면 문제가 안되겠죠. 문광부 박병우 팀장님도 이 부분에 대해서 입장을 밝혀주시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는 뭐 블로그 문화가 싹트기 시작하는 단계이고 소액 지원이니까 별다른 기준없이 집행되었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이런 문제가 계속 불거질 것이니 이참에 기준을 마련하면 좋겠네요.
일단 사적인 모임으로 출발해도 그 모임이 발전하다보면 얼마든지 공식적인 권위를 부여받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는 완벽히 사적인 모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적인 지원을 받는다는 것은 충분히 비판받을만 하죠.
미고자라드님 포스트에 남긴 댓글
점프컷
2008/02/28 12:36
블로그축제는 대표적인 성격을 갖는게 아닌 사적인 모임이죠. 블로고스피어의 영향력을 위해서 블로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익단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합니다.
그러나 그런 단체가 출범되는 형태가 자연스러워야죠. 선거법 사건과 같이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때 뜻있는 블로그들이 모여서 변호사도 선임하고 공동대응을 한다던지 하는 형태로 목적성과 블로거들의 참여가 전제되어야 하겠죠.
그러나 블로그축제는 사적인 모임이고 뚜렷한 목적성 없이 블로거들의 친분을 위한 모임입니다. 그러므로 문광부의 지원을 거절했어야 이런 말들이 안나오는거죠.
그리고 블로그들이 친분을 위해서 굳이 오프라인에서 모여야 하나?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다들 친구들이 부족해서 블로그를 하시나요? 블로그는 온라인에서 포스트로 서로 만날때 의미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전 그런 사적인 오프 모임이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블로그 하다보면 친해져서 사적으로 만날 수 있지만 블로그축제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가지고 이런식의 대규모 모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구요.
블로고스피어의 영향력으로 다시 돌아가보면 블로고스피어에서 어떤 성격의 포스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대안 미디어로서의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너바나나님의 포스트 중 한구절이 생각납니다.
자유롭기 위해선 조금 외로워야 하지 않을까?(http://www.nirvanana.com/184)
특별한 목적성 없이 친분을 위해서 만나고, 이는 패거리 문화를 만들고, 결국 블로그가 대안미디어로서 가장 큰 가치를 지니는 자유로움과 독립성을 해치게 된다는 생각입니다.
점프컷
2008/02/28 15:37
하나의 툴일 뿐이면 블로고스피어의 이익단체 같은건 필요없죠^^; 개개인의 자유로운 블로그들이 모여서 블로고스피어를 형성하고 이건 의식하지 않더라도 공적으로 어떤 영향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목적성을 지니는 이익단체도 필요하고 블로그 정신같은것도 필요하죠. 개개인의 블로그가 특정 목적의식을 가지라는게 아니라 블로고스피어에서 소통되는 담론들이 최소한의 방향성은 지향되어야 하죠.
미고자라드님처럼 그냥, 무작정 가볍게 보자는 식으로 하자면 ...블로그축제라는 모임도 정말 어처구니없는 컨셉 아닙니까? 게다가 문광부 후원까지 받는다는데...그냥 친한 블로거끼리 모임을 하고 그 내용을 블로깅하고 이런다고 비판하는게 아닙니다. 오해를 사지 않을려면 후원을 철회하는게 맞습니다.
상당히 부정적이죠? 저 역시 착한 블로그 컴플렉스에 쌓여있는 블로거라 악플은 잘 적지 않는데...나름 저한테는 공격적인 댓글이었습니다.
왜 블로그 축제를 이렇게 삐딱하게 보는가?
댓글에도 나와있지만 사적인 모임에 문광부의 후원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이건 명백히 잘못입니다.
평소 블로거들의 비판정신을 감안하면 왜 이 부분에는 이토록 바다같이 넓은 아량을 발휘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관계자분들 답변 좀 해보시죠?
그리고 이런 모임이 블로고스피어에 어떤 도움을 줄까요? 만남이 의미가 있었으니 서로 서로 친해졌다? 온라인상에서 포스트로 마주하기 보다는 직접 얼굴을 보고 말한마디라도 건네면 당연히 더 친분이 쌓이죠.
블로그들끼리 친해지면 마냥 좋을까요?
착한 블로그 컴플렉스를 확산시키는 오프라인 모임
이번 블로그 축제가 완벽한 사적 모임이라고 정의한데는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있지 않는 단순한 친분을 위한 모임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단순 친분 목적의 모임을 통해서 착한 블로그 컴플렉스는 더 확산됩니다. 이미 블로그 축제 관련 포스트들에서도 이런 징후를 충분히 감지할 수 있습니다.
다들 아쉽다면서요?
그래도 나름 의미있었죠?
이명박 정부를 바라보는 조중동의 따스한 시선이 느껴지네요.
저 역시 그자리에 참여했으면 이런 포스팅 못했겠죠.
비약 좀 할께요
이런 모임을 보고 든 솔직한 생각은
블로고스피어도 규모가 커지니 사회의 때를 점점 묻혀가는구나
입니다.
사회에서 성공할려면 개인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정치적으로 수완을 발휘하는것도 중요하죠. 자기편을 좀더 만들고 인맥을 공고하게 쌓아나가면 자신의 능력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됩니다.
이 시대의 블로그, 1인 미디어 아닌가요?
라는 Endy Leo님의 질문에
아니 인맥쌓는데 좋은 하나의 툴일 뿐이지
라고 노련하게 웃음지으면서 충고하는 때묻은 어른들의 모습이 오버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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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 입니다
네 댓글 감사합니다.^^
서로 눈치보느라 제몸 사리기에 바쁜 블로고스피어에 오랜만에 담백한 글 보고 눈 정화하고 갑니다.
좋은 글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좋은 평가 감사합니다. 얼마전에는 블로고스피어 WEEKLY 에 제 포스트도 소개해 주시고..^^
비밀댓글 입니다
전 착한 블로거니까요^^ 저도 지인들과의 오프만남에서는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맘대로 할 수 있어서 블로그가 참 좋습니다.
댓글에 불편한 글이라고 하셔서 긴장하면서 들어왔는데요. ^^ 어찌나 깔끔한 지적이신지.. 공감하고 갑니다. 다만, 블로그의 기능이 '날카로운 비판'만 있지 않고 주목하는 사람들의 관심 역시 그러하지 않을 때는 대충 묻어가는 착한 글만 주목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일 겁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블로그의 종착점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보구요. 저는 지난 10년 동안 대박 글로도 싸워보고 얼굴 보며 말로도, 전화로도 싸워봤지만 비판하는 대상을 동료로 삼진 않았습니다. 물론 잘못된 동료의 경우 비판받아야 하지만 그게 냉정하게 나만의 비판은 아닌지 심사숙고하게 돼서 말이죠. ^^
블로그의 기능이 '날카로운 비판'만 있지 않는다는데에 공감합니다. 비판쪽에는 전혀 관심없는 분들도 많죠. 근데 이런 모임이 날카로운 비판을 하시는 블로거들에게 날카로움을 무디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더 솔직하게 말하면 평소 그렇게 날카롭던 분들이 자기들끼리 히히덕 거리는 모습이 아이러니해서 그런 분들이 이글 좀 보고 불편해하라고 쓴 글입니다.^^;
트랙백 타고 들어왔습니다. 좋은 글 엮어주셨네요.
제가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일부 참가자 분들이 했을만한 답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시니
뭔가 답답함이 풀리는 것 같으면서도 ... 묘하게 씁쓸합니다. ( '')
막 티스토리 동네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스스로 '착한 블로그'가 되는 것을 경계하고 지양(止揚)하고자 하는 소망이랄까, 다짐이 있었습니다만, 이 글을 읽고는 어느새 스스로 위선을 떨고 있지는 않았나 하는 반성감마저 듭니다.
Endy Leo님의 글이 이번 블로그 축제 후기 중 가장 와닿았습니다. 저도 나이먹은 입장에서(30대) 괜히 뜨끔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써주시고 왕성한 활동 기대할께요^^
누구나 다른 의견은 있을 수 있고 더 발전시키지요. 하지만 이명박정부산하의 문광부라고 매도하시는것은 좀 지나치다 생각합니다. 이명박정부는 문화체육관광부라고 아예바꿨습니다.즉 지금 계신분 그전부터 일하시던분입니다. 그점만은 밝히고 싶네요;;
이명박정부산하의 문광부라는 표현은 블로거들의 이중적인 면을 비꼬우기 위한 표현입니다. 이명박이라는 수식어 하나 붙혔을 뿐인데요? 문광부가 정부 산하인데 노무현이면 어떻고 이명박이면 어떻습니까?
제가 지적하는 문제(문광부의 부적절한 후원)에 대해서는 별달리 반대할 의도는 없으시고, 그분들이 혹시 이명박쪽 인사로 오해받아서 블로고스피어에서 부당하게 까이실 것을 걱정하고 계신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 역시 착한 블로그 컴플렉스 아닐까요?
동료의식을 느끼면 사안의 본질보다는 걱정이 앞서는게 인지상정이죠.(저 역시 그럴겁니다) 그래서 공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블로고스피어에서 친분으로 인한 카르텔을 경계하자는 말입니다.
댓글 쓰다가 글이 길어질 것 같아서 간략히 포스팅하고, 트랙백 할께요. : )
일단 추천 한방 날립니다. ㅎㅎ
오옷~ 트랙백 기대됩니다.^^
블로거들의 오프라인 모임에 대해 저와 상당히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 괜시리 반갑습니다. ^^;
일개 커뮤니티와 블로고스피어를 비교하긴 그렇지만 오프라인 모임이 활성화 되고 오프 인맥이 활성화 되면 결국 그 친분이란 것이 오프라인에까지 미치면서 객관성이 무너지는 걸 종종 봐왔거든요. 마음에 맞는 분끼리 모임을 갖는 건 그 자체로 충분히 좋은 일이고 순수한 의도였다 하더라도 결국 그런 모임들이 반복되다보면 참석하는 주류와 그렇지 못한(않은) 비주류로 나뉘는 부정적인 현상도 발생하구요. 더구나 Endy Leo님 후기를 읽다보니 우려했던 부분이 생각보다 더 강조된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듭니다.
(객관성에 대해 부연하자면 같은 사람이라도 온/오프라인에서 보이는 인격은 꼭 같을 수 없다 여기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판단 기준이 되는 '글' 혹은 '생각'외에 오프라인에서 얻은 부수적인 정보가 불필요한 후광효과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보리님 반갑습니다. 저도 참석하는 주류와 그렇지 못한(않은) 비주류로 나뉘는 부정적인 현상도 발생할것으로 생각합니다. 넓지도 않은 블로고스피어에서 파벌 형성될거 같죠.^^; 삐딱하게 말하면 블로그가 포스트로 승부하면 되지 포스트가 자신없으니 저런 모임에 기댄다고 볼 수도 있죠. 부족한 포스트를 명함으로 보충할려고 하는 사람들도 꽤 있죠.
Endy Leo님 후기에도 적혀있듯이...개인 블로그 운영하시는 분들이, 자신의 신변잡기를 다루시는 분들이, 당당하게 사업용 명함 내미시는 분들에게 기가 죽어서 차마 입을 열지 못하는 블로그축제란 어불성설입니다.
블로고스피어는 계급장 띠고 들어와서 어울리는 광장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부분은 특히 더 아쉽습니다.
그나저나 야구팬이시군요? 구글리더에 구독 추가했습니다.^^
오늘 처음와뵙겠습니다. 블로그주제가 "네멋대로써라" 시네요 .. 제가 오늘 포스팅한게 있는데,, 같은생각을 토해내시는것같아 트랙백 정중히 걸고 갑니다. ㅎㅎ 블로그축제, 저도 다녀왔습니다. 착한블로그 컴플렉스 .. 충분히 공감가는 의견이십니다. (^^) 의견이라는게 워낙 다양해서 .. 착한블로그 컴플렉스를 가진 블로거도 분명 많을거고, 그렇지않은 블로거도 분명 많겠지만, 점프컷 님 의견처럼 어정쩡한 블로거가 가장 많을것같습니다 ^^
트랙백과 댓글 감사합니다. 트랙백에 대한 의견은 넷물고기님 포스트에 댓글로 달겠습니다.^^
유쾌한 말씀을 하셨네요!
제가 좀 블로그 정찰(?)만 잘 하는 편이라 왠만해선 덧글을 안다는데, 이번에 가슴 속으로 묻어두어야하나 싶었던 이야기들을 몸소 외부로 표출해주신 기가막힌 글을 보자니 절로, 가슴이 시원해지는 글입니다.
언제나, 지금블로그의 타이틀처럼 '네멋대로써주십시오!'.. ㅎㅎ ^^;;
굉장히 유쾌한 기분으로 코멘트를 종료합니다! : )
유쾌하셨다니 글을 쓴 보람이 충만해집니다. 앞으로도 제멋대로 쓰겠습니다.^^
ㅎㅎ
일요일인데 온라인중이시고만요. : )
제가 보낸 트랙백에 트랙백 주셔서 반가운 마음에 다시 들렀습니다.
원래는 정말 짧게 쓰려고 했는데..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 ^;
지금 열심히 민노씨님의 글에 답변 달고 있습니다. 좀 적을려고 하면 밥먹어라, 밥먹고 앉으면 애기 옷 갈아 입혀라...^^;
정말 깔끔한 지적이십니다..ㅎㅎ 동감공감...
사실 이번 건을 눈팅하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제 나름의 '블질'의 의미를 곱씹고 지나갔습니다.
그에 대한 포스팅 한자락으로 의견을 마무리했지만
저도 어찌보면 방관자 입장이었던 것 같네요.
하지만 문광부의 지원에 대한 포인트는 점프컷님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돈의 액수에 상관없이, 나랏돈이 들어가는 문제에 대해서는 블로거가 아니라 할지라도
다양하고 자유로운 비판, 혹은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과 개인의 기획에 동참하는 이들의 놀이장소 대여해주자고 제 세금을 낸 것은 아니기에...
'시도'이기 때문에 좀 봐달라... 라고 이야기하는 문광부 포스트를 보았습니다만,
그 점에서도 따끔히 짚고 넘어가야지, '보아'주지는 못하겠더라구요.
어찌됐든 정부를 이루는 구성원으로서 국민의 녹을 받아먹고, 국민의 세금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이번 일에는 상당히 경솔하고 가벼웠다고 생각됩니다...ㅡㅡ;
휴지통에서 방금 복원했습니다.ㅠㅠ
만일 이런 비판이 없었더라면 충분히 은근슬쩍 넘어갈 수 있는 분위기였죠? 좀더 고민하고 신중해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든 비판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