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사회현실을 말하고자 하는 블로거는 광고를 해선 안된다?

카테고리 : blog  |  작성일자 : 2008. 5. 21. 11:16  |  작성자 : 점프컷
지난 글에서 말하고자 싶은 것을 제대로 요약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마침 꿈틀꿈틀님이 아래와 같은 의견을 주셔서 좀더 이야기를 이어나갈 기회가 생겼다.

먼저 꿈틀꿈틀님이 남겨주신 의견이다.

ActiveX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썼는데 엑티브엑스를 이용한 P2P업체의 광고가 뜬다고 생각해 봅시다. 엔프로텍트의 광고가 뜬다고 생각해 보자구요.
조중동 찌라시 문제를 비판한 글을 썼는데, 좃중동 광고가 떳다고 생각해 보세요.
삼성쇄신안의 함정을 지적하고 있는데 옆에서 삼성최신휴대전화 광고가 깜박거린다고 생각 해 보세요.

비판적인 글을 적는데 그 옆에 비판 대상의 광고가 떡하니 나오는건 분명 어색하다. 그렇다고 사회비판을 하는 블로그는 광고를 해선 안될까?

지난 글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이거다. 꿈틀꿈틀님 같이 진정성을 듬뿍 담아내는 블로거들이 블로그에 광고를 다는 것을 지나치게 경계하는 블로고스피어의 분위기를 지적하고 싶었다.

1. 블로그에 광고를 달면 자본에 종속될까?

흔히 광고와 미디어의 관계에서 비판을 받는 것이 광고로 인한 미디어의 자본 종속현상이다.

블로그에 달 수 있는 광고는 애드센스와 같이 롱테일 경제효과를 구현하는 광고밖에 없다. 제아무리 파워 블로그라고 해서 대형 광고주의 홍보팀에서 블로그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서 광고를 의뢰할 수는 없는 법이다.

즉 수많은 광고주로 이루어진 광고주풀과 수많은 퍼블리셔로 이루어진 퍼블리셔풀을 연결해주는 광고형태이기에 기성언론처럼 광고를 통해서 블로그를 주물기는 힘들다. 실제로 애드센스에 출력되는 광고들을 보면 작은 업체들이 모여서 하나의 광고풀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기성언론은 굵직한 몇몇 광고주들의 입김이 쎄다. 전면광고로 떡하니 걸려있는 아파트 광고들이 쓰레기 같은 부동산 기사를 양산하고 있다. 그러나 블로그에서 광고를 단다고 해서 이런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은 없으니 염려 놓으셔도 된다.

2. 비판하고자 하는 메세지의 진정성이 의심받는다.

꿈틀님의 댓글처럼 "삼성쇄신안의 함정을 지적하고 있는데 옆에서 삼성최신휴대전화 광고가 깜박거린다" 이와 같은 현상이 실제로 벌어질 수도 있다. 분명 이건 어색하고 아이러니한 광경이다. 이 광고로 인해서 포스트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오해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1번과 반대되는 특징인데, 특정 광고주와 연결이 되어있지 않고 광고주풀과 연결이 되어있으므로 블로그에 출력하는 광고를 선택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물론 링크프라이스와 같은 제휴모델은 선택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에대한 보안책도 있다.

구글 애드센스에서 대부업체 광고 삭제하기처럼 자기 블로그에 올라오는 광고를 선별적으로 필터링 시킬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3. 블로그가 대안언론으로 성장할려면

블로고스피어의 덩치가 커져야 하고, 블로고스피어의 다양한 기능중에서 대안언론으로서의 기능이 강조되어야 한다. 그래야 영향력이 생긴다.

그렇다고 블로고스피어의 첫번째 의무는 사회비판기능이다고 주장할 수도 없지 않은가? 블로고스피어 자체가 아직 작은데, 그리고 그중에서 대안언론으로서의 기능도 미비한데 여기다가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고 진입장벽을 높여버리면 영향력을 늘려가기가 힘들다는거다.

보다 많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지난 글에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비유를 들었는데, 한쪽에서는 애드센스 달고 신나게 달리고 있고, 이쪽은 아주 높은 기준을 설정하고 힘들게 고전하고 있다. 그 기준을 좀 낮추고 이쪽(?)의 진입장벽을 낮추자는거다.

사진은 권력이다라는 아주 유명한 블로그가 있다. 시사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가열차게 사회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그러면서 본문 상단에 큼지막한 애드센스 2개를 떡하니 붙히고 있다.

다들 어떻게 보시나?

난 좋게 본다. 지나치게 트래픽을 향해 달린다는 인상을 받긴 하지만, 이 블로그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이들에게 어떤 롤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흩어져있는 시사 논객들을 블로고스피어로 좀 불러들였으면 한다.

난 시사나 정치 이야기가 올라오는 커뮤니티 같은데 잘 가지 않는다. 그런 커뮤니티들의 역할을 인정하지만 그런식으로 인터넷 여론이 흩어지면 힘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안그래도 포털, 특히 네이버 뉴스 댓글이 인터넷 여론을 대변한다는 식으로 인식이 되는데 각 커뮤니티들이 흩어져서 놀면 영향력에서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블로고스피어가 대형 커뮤니티보다도 영향력이 한참 부족한게 지금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다면 좀더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고 한편 강력한 동기부여도 있어야 한다. 애드센스는 블로그쪽으로 사람을 불러모으는 강력한 당근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것이다.

늘 강조하는데 우리야 맨날 들여다보는 메타 블로그지만 이런 곳이 있는 줄 모르는 네티즌들이 대부분이다.

꿈같은 가정이지만 이슈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지는 올블로그 트래픽이 네이버 뉴스 트래픽을 넘어서 봐라. 조중동이 지금처럼 나댈 수 있을까?

그리고 블로고스피어가 대안언론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네이버 뉴스 댓글은 한나라당이 알바들을 풀어서 조작하기 용이하지만 블로고스피어의 여론은 조작하기가 힘들다는거다.

알바들이 블로그 개설해서 달린다고 해도 주목받기는 힘들다. 네이버 뉴스 댓글이나 커뮤니티는 모든 글이 동일하게 읽힐 기회를 가지지만 블로고스피어는 그렇지 않다. 인지도를 쌓지 않으면 존재 자체도 알리기 힘든게 블로고스피어다.

그래서 블로고스피어가 인터넷 여론을 대변하는 시대가 왔으면 하는 바램이고, 블로고스피어에서 애드센스와 같은 수익모델을 "광고는 안돼"라는 식으로 터부시하지 말자는거다. 터부시 할 근거가 약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얻을 수 있는 것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Posted by 점프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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