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 아고라는 떴는데...메타 블로그는?

카테고리 : blog  |  작성일자 : 2008/06/12 10:47  |  작성자 : 점프컷
촛불시위 참가자들을 연행해가면서 어디 소속이냐고 묻는 질문 중에 "아고라 소속이냐?"는 질문이 많았다고 한다. 이번 촛불시위는 인터넷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여론이 형성되었으나 그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아고라를 꼽을 수 있다.

물론 다음이라는 포털이 제공하는 서비스이기에 촛불시위전부터 어느정도 유명했었다. 그러나 이번 촛불시위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인터넷 여론의 중심으로 올라섰다고 할만큼 그 위상의 폭은 크게 달라졌다.

그리고 이번 촛불시위는 시위2.0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을만큼 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해 냈다. 단순히 기존 시위형태에서 인터넷 활용이 첨가된 것이 아니라, 시위를 주체하는 이가 없는 상황에서 인터넷에서 여론이 모아지고 각종 아이디어가 모아지면서 촛불시위가 발전해 갔다.

주체측이 없는 와중에 특정 카페가 아닌 아고라라는 열린 형태의 게시판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만일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용이한 특정 카페에서 주도를 했다면 좀더 조직적인 운동방향이 제시되었을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광범위한 참여를 이끌지는 못했을 것이다.

다소 폐쇄적인 카페와는 다르게 다음 아이디만 있으면 참여가 가능한 아고라이기에 거의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바로 참여가 가능한 곳이다. 그리고 아고라 내에서도 여러 게시판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러다 보니 각종 의견이 정리되지 못하고 중구난방으로 올라온다. 이런 자유롭고 정리되지 못한 분위기에서 대중들의 참여로 의견이 모아지면서 이런 엄청난 인터넷 여론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웹2.0을 설명할때 자주 사용하는 참여, 공유, 개방의 정신이 그대로 스며들어 있다. 시위2.0이라 부를만하다.

근데 웹2.0의 적자는 아고라라는 게시판이라기 보다는 블로그이다. 아무리 아고라가 열린 게시판이라 할지라도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만큼 웹2.0의 성격을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그리고 국내에서 대표적인 웹2.0 사이트를 들라고 하면 블로그들의 의견이 모아지는 메타 블로그를 떠올린다.

시위2.0에서 메타 블로그는 어떤 역할을 했을까?

촛불시위라는 키워드가 계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수많은 포스트들이 이를 다루었다. 그러나 아고라만큼 대중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여러 아이디어들이 경쟁하면서 좀더 나은 아이디어를 선별해 나가는 그런 작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떤 블로그가 이런 의견을 내면, 다른 블로그는 그에 반하는 의견을 내고, 이런 과정을 거쳐서 블로그들의 의견이 모아지는 과정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단순히 개개인의 촛불시위에 대한 의견이 올라왔고, 아고라발 통신을 전달해주는 역할에 그쳐버렸다. 반면 아고라에서는 블로그발 통신을 전달하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이번 촛불시위정국에서 블로그의 여론 선도 역할은 철저하게 기존 게시판이나 커뮤니티에 밀렸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이 포털과 커뮤니티 위주의 환경이기에 지금 단계에서 메타 블로그들이 인터넷 여론을 선도하지 못한다고 지나치게 섭섭해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블로그가 1인미디어의 총아로 거론되고, 메타 블로그 사이트들이 대표적인 웹2.0 사이트라고 인정되는 분위기에서 시위2.0이라고 불리는 촛불집회에서 마저 블로그의 역할이 이렇게 미비하다는 것은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포텐셜 넘치는 유망주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팬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모습과 닮았다고나 할까? 이번 촛불시위에서 블로그의 역할은 어느정도 였는지, 기존 게시판 위주의 커뮤니티에서 비해서 메타블로그의 영향력은 어느정도 인지? 냉정하게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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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하늘이 2008/06/12 11:42 Address Modify/Delete Reply

    흠... 아직까지 블로그스피어 자체가 작으니까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요?
    제가 블로깅 시작할 때를 돌아보면... 글을 포스팅하면서 한 3-4달 정도 다른 분들의 글을 읽어보고 나서야 메타블로그가 뭔지, 왜 중요한지를 알게되었던 것 같습니다.

    • 점프컷 2008/06/12 12:23 Address Modify/Delete

      근데 티스토리 대중화 이후로 규모자체는 좀 커진듯 한데...블로그에 담겨진 촛불집회 관련 내용 중에 상당수가 아고라 펌 혹은 아고라에서 이런 분위기다...이런게 많더라구요.

      이게 반대로...아고라 같은 곳에서...어떤 블로그가 이런 의견을 냈는데..이거 참 좋은거 같다..니들은 어떻게 생각하냐?...요런 분위기가 되어야 웹2.0의 적자라 할 수 있는 블로그의 위상이 좀더 올라갈듯 한데^^;

      규모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커질거 같은데, 규모가 커지는 거에 비해서 질적인 성장이 더딘것 같습니다.

  2. Neofox 2008/06/12 20:43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직 규모가 작아서겠지요. 아고라 만큼의 대중적 파워가 없어서 그렇지, 블로거뉴스와 같은 공간에서도 전경인 아들과 대치했다는 아버지 이야기나, 시위와 이슈에 대한 담론 블로거뉴스를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질적 성장도 성장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런 문제의식도 제기되잖아요. ^^

    • 점프컷 2008/06/13 10:19 Address Modify/Delete

      다들 규모가 작다고 하시는데...단지 규모가 지금보다 더 커진다고 해서 대중적 파워를 가질거 같지는 않습니다. 질적 성장도 그만큼 받쳐줘야 하는데, 질적인 면이 개선되는 속도라고 할까? 그런게 좀 많이 아쉽습니다.^^;

  3. 트람 2008/06/13 01:46 Address Modify/Delete Reply

    서비스 성격이 다르기에 이슈에 따라 두 서비스의 대응과 영향력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메타 블로그에서 꽤 논의되는 주제의 글들은 아고라에서는 보통 찾아보기 힘들지요. 아고라가 생활밀착형이라면, 블로그는 좀 더 전문적인 주제를 (아고라 보다는 천천히) 논의하기에 좋은 플랫폼이라 생각합니다.

    (혹시 위의 Neofox님.. 다음에 계신 제가 알고 있는 그 분이신가요? ^^;)

    • 점프컷 2008/06/13 10:21 Address Modify/Delete

      물론 기존 게시판 위주의 커뮤니티와 블로그 커뮤니티가 성격이 다르기에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할 수 있지만, 이번 촛불집회정국은....사상 초유의 대형떡밥인데^^' 이를 계기로 메타블로그가 주목을 받았으면(아고라처럼)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죠^^

  4. 신묘군 2008/06/13 14:33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는 메타 블로그와 게시판이 가지는 형태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고 봅니다.

    메타 블로그는 개인 블로거들이 생성하는 컨텐츠가 모이는 공간이고 이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개별 글에 대한 덧글이나 트랙백의 형태로 일어난다고 봅니다. 따라서, 한 주제에 대한 블로그
    글이 여럿 있으므로 덧글/토론이 다분히 분산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여러 블로그의 연관된 글을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보여주고 그 연관된 글 전체에 대해서
    덧글을 달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있지 않는 이상은 블로그는 기존의 게시판에 비하여 특정 이슈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지기 어렵다고 봅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댓글을 꼭 필요로 하는 종류의 글은 블로그가 아니라 게시판의 형태로 가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예를 들어, Q&A 같은 것을 블로그로 할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게시판이 되어야 되는
    거죠.) 즉, 아주 아주 핫 토픽에 대한 토론의 구조는 여전히 게시판이 더 유용하다고 봅니다. 단,
    그런 토론에 있어 바탕에 깔리는 사람들의 정보 공유 기제로서 블로그는 여전히 유용하며 현재로서
    잘 동작한다고 봅니다.

    즉, 블로그와 게시판은 상생/협력의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고 봅니다.

    • 점프컷 2008/06/13 15:57 Address Modify/Delete

      의견 감사합니다. 구구절절 동감하는 내용입니다.

      메타 블로그와 게시판의 인터페이스 등의 차이로 인해서 이런 다른 양상이 나타나는 점은 저도 인정합니다.

      근데 만일 이번 촛불집회 정국에서 메타 블로그가 이런 대형떡밥을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를들어서, 촛불집회 어떻게 나아가야 하나?라는 포럼을 하나 만들어서(트랙백을 걸 수 있는 주소) 이에 대한 블로거들의 의견을 좀더 집중있게 모으는 공간을 신설한다든지 하는...

      블로거뉴스 같은 경우는 오늘의 태그인가...그걸로 나름 집중도있게 포스트를 모으는 공간이 있는데, 이런식의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면 합니다.

    • 신묘군 2008/06/14 15:08 Address Modify/Delete

      뭐 자세한 기술까지는 모르겠지만 (음... 전산 전공하는 사람이 왜 이러지 ㅠ.ㅠ) 말씀하신 형태의 글을 모으는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하 지 만

      그렇게 되면 그게 블로그/메타 블로그일까요? 아니면 블로그 인터페이스로 글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일까요?

  5. 혹시 2008/06/16 04:01 Address Modify/Delete Reply

    rss 이용자의 비율을 메타블로그에 직접 방문하는 사람 수와 비교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문득 드는 생각인데, 현재 rss reader가 꽤 광범위하게 보급되어 있을 거 같고, 굳이 번잡한 메타블로그를 이용하느니, reader를 통해 읽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럴 경우 댓글이나 트랙백을 통한 적극적인 소통이 일어날 확률이 줄어들겠죠.

    • 점프컷 2008/06/16 09:48 Address Modify/Delete

      rss 리더 이용자와 메타블로그 이용자의 비율은 정확한 통계를 보지 못했는데, rss 리더 이용자가 늘어나면 아무래도 메타 블로그의 트래픽이 감소하겠죠.

      근데 rss 리더도 우리나라에서는 딱히 이용자들이 많지 않다고 합니다. rss 리더든, 메타 블로그든 블로고스피어가 영향력을 가질려면 둘다 발전해야 하는데, 이번 촛불집회정국에서 보여주었듯이 아직은 게시판 위주의 커뮤니티 문화가 확실히 강세구요.

      시위2.0이라는 말이 나와서 웹1.0 스러운(?) 게시판 문화가 웹2.0의 적자라할 수 있는 블로그를 압도해버리는 모습이...왠지...웹2.0에 대한 거품이 역시 이번에도 증명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