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깅의 본능과 블로깅의 즐거움

카테고리 : blog  |  작성일자 : 2008.03.26 12:19  |  작성자 : 점프컷
민노씨님의 블로그 독자에 대한 단상을 읽고 쓰는 글입니다.

(요즘은 포스팅을 좀 가볍게 가져가자는 생각에서 글 읽고 필 받으면 바로 써버릴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래서 글의 퀄리티는 자연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뭐 글타고 그전에 적은 글은 퀄리티가 있었다는 말은 아니구요;; )

포스트의 일부를 인용해보면...

나는 그것이 감히 블로깅의 본능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저 대화하고, 그 대화를 통해 서로 정서를 나누고, 또 때론 서로 다투고, 그렇게 서로 오해하면서, 또 이해의 폭을 넓히면서 '사유의 지평을 넓히는 것', 그 어떤 구체적인 목적이 없더라도, 대화 그 자체로의 블로깅은 그 자체로 즐겁고, 의미있다.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최근들어 제가 많이 느끼고 있는 부분이거든요.

근데 블로깅의 본능이 이뿐일까? 라고 반문해보면...좀 허전하죠.

전 오지랍이 넓어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구글을 통해서 관심있는 분야를 서핑하는 것을 즐기는데 그러다보면 이런 걸 느낍니다.

과연 블로그들이 늘어나니 인터넷에 읽을거리들이 더 많이 생기구나...

예를하나 들어보죠.

가끔 "세이버메트릭스"라는 키워드로 구글링을 합니다.

예전에는 대부분 커뮤니티의 글들이 검색되었습니다.(보통 커뮤니티 글들은 본거 또 보고...하는 성격이 짙죠^^;) 그러나 최근에는 블로그의 글이 자주 검색됩니다. 구글링한 첫페이지만 봐도 반 이상이 블로그 글입니다.

이중 kini님의 이치로!와 세이버메트릭스라는 글이 눈에 띕니다. 불과 1년전만해도 이렇게 반가운 글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글에는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세이버메트릭스"라는 마이너 키워드인 경우 트랙백과 댓글이 그리 쉽게 달리지 않습니다. 저 역시 쉽게 댓글을 달지 못합니다. 물론 반가운 마음에 감사의 인사 정도는 남길 수 있지만, 제 블로그에 "세이버메트릭스"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본격적으로 소통을 하기는 쉽지 않죠.

세이버메트릭스라는 키워드는 단순 독자로 머무르기는 쉬워도 대화하고, 그 대화를 통해 서로 정서를 나누고, 또 때론 서로 다투고, 그렇게 서로 오해하면서, 또 이해의 폭을 넓히면서 '사유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가정을 한번 해보죠.

누군가 "세이버메트릭스"에 심취해서 "세이버메트릭스"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블로그를 만듭니다. 굳이 세이버메트릭스에 관심있어 하는 블로거들과 소통을 전제하지 않더라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 블로그에 생각을 정리해 놓을 수 있습니다. 물론 세이브메트릭스 입문자들에겐 아주 좋은 읽을거리를 제공하겠죠.

이 블로그 주인장이 애드센스를 달아보니 의외로 괜찮은 반응이 나옵니다. 각 야구 관련 커뮤니티마다 이 블로그가 소개되고 댓글은 적어도, 방문자는 제법 많습니다. 이에 더 재미를 느끼고 좀더 적극적인 블로깅을 하게 됩니다.

제맘대로 가정해봤지만 실현 불가능한 시나리오도 아닙니다.

이때 이 블로그 주인장의 블로깅 본능은 무엇일까요?

자기 자신을 위한 글쓰기 + 애드센스 수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의 즐거움은 작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독자 관여를 고려하지 않는 블로깅은 '폭탄' 일 확률이 높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블로그들은 그저 '관계'과 '커뮤니케이션'의 원초적인 즐거움을 위해 블로깅한다.

맞는 말인데요...전 여기다 이말을 덧붙히고 싶습니다.

반면 대다수가 그렇기에 그렇지 않은 블로그는 더더욱 빛난다. 고독함을 곱씹으면 묵묵히 전진하는 블로그를 좀더 만나고 싶다.

Posted by 점프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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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노씨 2008.03.26 12:2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부족한 글을 사유의 매개로 삼아주시니 즐겁습니다. : )
    그런데 '이치로!와 세이버메트릭스'란 글은 이 글에 '링크'됨으로써, 블로그식 대화의 가장 의미있는 영역으로 포섭된 것이 아닐는지요? 물론 거기에 직접적인 댓글을 통한 대화는 없더라고 말이죠. 블로깅에서의 대화는 말씀처럼 '묵언'의 형식을 한, 하지만 여느 대화와도 전혀 손색이 없는 새로운 방식(링크)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저는 링크야 말로 가장 의미있는 대화의 방식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것은 매개이자 확장이니까요.

    • 점프컷 2008.03.26 14: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링크야 말로 가장 의미있는 대화의 방식이라는 말씀에 크게 공감합니다. 저도 리퍼러 보다보면 뜬금없이(트랙백,댓글 없이) 제글을 링크한 포스트를 보면 무지 반갑더라구요(그런 경우가 잘 없어서 더 반가울수도^^;)

      관계라는게 참 좋은건데, 부담스러운면도 있거든요. 즐거움이자 또 그만큼의 부담감...링크 문화가 좀더 확산되면 이 딜레마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2. e-zoOMin 2008.03.26 14: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점프컷님께서 언급하셨던 '진정성'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면서
    민노씨님께서 말하신 '건강한 상식주의'라는 말로 연결이 되네요.
    아직 명확한 블로그의 주제도 잡지않고 일단 가면서 보자, 라고 시작해서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고 있는 초보 블로거인 저에게 좋은 교훈이 되는 글입니다.

    '그리고 고독함을 곱씹으면서 묵묵히 전진하는 블로그'들의 참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블로고스피어가 되길 꿈꿔봅니다.

    민노씨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kini님의 "이치로!와 세이버메트릭스"라는 글은
    점프컷님의 포스팅으로 새로운 소통의 채널이 한 개 더 생긴 샘이군요 ^^

    • 점프컷 2008.03.26 14: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e-zoOMin님은 네이밍 센스부터가 탁월하신데요(대신 적기는 힘드네요.^^;)

      고독함을 곱씹으면서 묵묵히 전진하는 블로그들의 참 가치가 블로고스피어에서 제대로 평가받기를 저도 꿈꾸는데, 참 실현되기 힘든 꿈 같기도 하구요.

      이런건 검색엔진 차원에서 다루줘야 하는 문제인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이런 저런 고민을 함께 하고 나누다 보면 분명 발전이 있을겁니다. 제가 인터넷에는 실망을 많이 해도 블로그 이쪽은 무지 희망을 가지고 있거든요. 댓글 감사하구요. 계속 좋은 대화를 많이 나누었으면 합니다.^^

  3. 외계인 마틴 2008.03.27 23: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데요.
    솔직히 점프컷님의 그간의 글들이 제게는 어렵고 부담스러웠는데
    아주 편안하게 읽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네요 ^^
    오랜만에 복귀했습니다 ^^

  4. 너바나나 2008.03.31 14:36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정말 묵묵하게 전진하는 분들은 존경스럽구만요. 아무런 피드백도 못 받는 상태에서 꾸준히 하기란 정말 힘든 것인디, 저러다가 지쳐서 그만 두면 어쩌나라는 걱정이 되기도 하더만요.
    그래서리 눈팅만 하다가도 그런 기색이 보이면 한 번씩 댓글이라도 달고 고마움을 표시하긴 하구만요. 흐흐

    • 점프컷 2008.04.01 11: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맞습니다. 피드백이 얼마나 큰 힘을 실어주는데...저도 반성하고 눈팅만 하지 않고 감사 댓글이라도 달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