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잘 만든 추천 시스템 블UP

카테고리 : internet  |  작성일자 : 2008. 4. 1. 11:25  |  작성자 : 점프컷
블UP을 처음 본 소감

마틴님의 포스트를 통해서 블UP이라는 서비스를 알게되었습니다. 포스트를 읽고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추천 한 사람을 공개한다는 거였죠.

"이거 좀 무서운데?"라는 생각이 얼핏 들었습니다. 그리고 추천을 해준 사람을 알게되면 답례추천도 해줄 수 있고, 결국은 블로그코리아 헤비유저들에 의해서 이 추천 시스템은 완전히 장악되겠구나하는 우려를 느꼈습니다.

메타 블로그에서 무엇을 바라는가?

메타 블로그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무엇일까요?

좋은 글을 독자와 만나게 해주는 통로라고 생각합니다. 좋은글이 무엇인지는 쉽게 정의내리지 못하겠지만, 좋은글을 우선적으로 노출시켜 주는 것이 메타 블로그의 기본역할 이라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을겁니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좋은 글을 노출시켜 주는 것이 좋을까요?

블로거뉴스의 경우는 전적으로 편집자의 권한으로 노출도가 결정됩니다.(물론 사용자들에 의해서 결정되는 추천시스템도 있지만 이보다는 대부분 편집자의 선택이 글의 노출도를 결정해버리죠)

반면 올블로그는 전적으로 독자들의 추천에 의해서 노출도가 결정됩니다.

이  두가지 방식 중 어떤 방식이 더 우수한가는 쉽게 판단하지 못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사용자들의 평가로 인해서 노출도가 결정되는 시스템이 좀더 민주적이고, 개방성을 지향하는 웹2.0에도 어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메타 블로그에서 어떤 글을 우선적으로 노출하는가의 문제는 "메타블로그의 역할"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고, 이를 위한 중요한 시스템이 추천 시스템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추천 시스템...이게 메타 블로그에서는 굉장히 중요하다는거죠. 딱히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물론 민노씨님이 아래와 같이 논평을 해주셨습니다.

당신이 정말 그 글을 재밌게, 의미있게 읽었다면, 그래서 그 보람의 기억을 남기고 싶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블코에서 읽은 그 글에 몇점을 줄까 고민 때리는 일이 아니라, 그 글을 스스로 당신의 블로그에서 홍보하는 일이다.

아주 좋은 말씀입니다. 메타 블로그에 기대지 않고도 블로거들이 스스로 좋은 글들을 링크와 인용을 통해서 소개한다면 가장 이상적인 블로고스피어를 만들어 갈 수 있을겁니다.

그러나 이런 관점은 메타 블로그의 서비스를 평가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메타 블로그의 서비스를 평가할 때는 일단 메타 블로그의 존재(혹은 한계)를 인정하고, 메타 블로그에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가를 설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설정한 기대치를 만족시키는지 여부)이 보다 적절하다 할 수 있습니다.

메타블로그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추천의 정교화가 아니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블로그 상호간의 '링크와 인용'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거기에 '자연스럽게' 조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지 않을까. 그럼 저절로 좋은 글에 대한, 최소한 의미있는 시사점을 갖는 글들에 대한 노출도가 늘어날 수 밖에 없으리라 본다.

라고 하셨는데, 지나친 요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적으로 이를 위해서 벤처기업이 어떻게,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잘 떠오르지 않구요.

추천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블로그코리아는 결국 블UP이라는 추천시스템을 선택했는데, 그럼 추천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사용자들의 참여입니다.

추천시스템은 왠만한 웹서비스에는 다 필요한 시스템입니다. 네이버 지식인의 경우도 사용자들의 추천을 기다리고 있죠, 뉴스 댓글 조차도 추천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추천 시스템이 사용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경우는 극히 희박합니다.

말처럼 쉬운게 아니라는 겁니다.

블로거뉴스에 올라오는 글들도 조회수에 비해서는 경악할만큼 저조하고, 올블로그 역시도 간단한 낚시글이 통할만큼 저조한 참여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블UP은 사용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일단 귀찮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대부분이 추천시스템이 로그인을 해야만 가능하기에 로그인 여부는 일단 배제하구요. 점수제 추천 방식이므로 올블로그처럼 단순히 추천 버튼을 클릭하는 것보다 귀찮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블에서는 좋은글 발견 -> 추천 버튼 한방

블UP은 좋은글 발결 -> 몇점 줄까? -> 추천

한단계를 더 거친다는거죠.

분명 기술적으로 보면 점수제 추천 방식이 귀찮습니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왜 추천시스템에 동참하지 않는가를 생각해보면 점수제 추천 방식이 오히려 더 많은 추천을 유도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추천 시스템에 동참하고 싶은 사용자가 있어도, 추천의 기준을 높게 설정해버리면 추천에 인색하게 됩니다.

한시간 동안 올블로그를 돌아다녀봐도 추천할만한 글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식으로 추천에 인색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블UP의 폭넓은 점수폭(1~99)점은 이런 추천에 인색한 심리를 무너뜨리는데 일조를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꽤" 괜찮다기 보다는 "좀" 괜찮은 글에도 얼마든지 적은 점수를 통해서 추천 시스템에 동참할 수 있다는거죠. 그리고 블UP을 사용해보니 점수를 부여한다는 점 때문에 좀더 객관적으로 평가할려고 심사위원의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더라구요.

그러므로 블UP의 점수제 추천 방식은 약간은 불편할 수 있으나, 적응만 되면 오히려 좀더 적극적으로 추천 시스템에 동참하도록 유도할만하다는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일단 추천시스템에 반드시 필요한 사용자 참여의 유도에 있어서는 성공적이라고 봅니다. 추천시스템의 사용자 참여는 가능한 많은 사용자라기 보다는 추천시스템이 선순환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사용자 참여이니까요.

추천의 진정성

추천 제도가 사용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면 이제는 추천의 진정성이 문제가 됩니다.

블UP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싶은게 바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겁니다.

어떻게 하면 보다 좋은글이 많은 추천을 받을까? 이를 위해서 묻지마 추천은 어떻게 걸러내야 하나? 사용자들이 추천 시스템에 참여할때 진정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

이런 고민의 흔적이 서비스 곳곳에 보입니다.

추천자 명단 공개 방식은 추천의 진정성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묻지마 추천을 하게되는게 크게 2가지 스타일이 있는데요, 첫번째는 제가 첫 느낌으로 받은 몇몇 참여자에 의한 추천 시스템 장악문제입니다.

이건 블로거뉴스가 노란펜들에게 추천 10배를 부여하면서 붉어진 문제와 유사합니다. 블로거뉴스쪽에서는 나름 오픈 에디터 제도를 목표로 했지만 노란펜들이 담합을 해버리는 바람에 결국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추천인이 공개되기 때문에 담합할려면 눈치가 보입니다. 만일 블로거뉴스에서도 추천인을 공개했으면 의도했던대로 오픈 에디터 제도가 장착되었으리라고 봅니다.

두번째 묻지만 추천은 동감의 표시로 추천을 하는 겁니다. 올블로그에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죠. 올블로그에서는 이명박을 까는 포스트는 포스트의 퀄리티를 따지지 않고 묻지마 추천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첨예한 이슈가 등장했을때는 양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자극적인 글들이 나란히 추천 1,2위를 기록하는 코믹한 모습들도 자주 연출됩니다. 올블로그의 추천 많이 된 글들을 볼때 느끼는게 도대체 어떤 넘들이 이딴 글에 추천했냐? 하는 겁니다. 그래서 올블로그의 추천 시스템 역시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죠.

그리고 포인트를 쌓아야 추천할 점수를 부여받는 것 역시도 추천 남용현상을 방지하는데 좋습니다. 무한정 추천이 가능하다면 자극적인 글들에 99점이 마구 쏟아지겠죠.

추천제도를 그렇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습니다.

전술했듯이 추천제도가 자체적으로 한계를 많이 가지는 서비스이지만, 대부분의 웹서비스에서는 필요한 서비스입니다.

생뚱맞은 비유를 하자면, 영화별점 평가가 어떻게 보면 참 말도 안되는(무리한 계량화) 평가시스템이지만 결국 대부분의 영화 사이트에서는 채택하고 있는거와 마찬가지로 말이죠.

그럼 이런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추천시스템을 평가할려면, 추천시스템이 어떻게 참여자를 많이 확보할 수 있는가?와 추천의 진정성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이 2가지를 중심에 놓고 평가 하는게 온당하다는 겁니다.

현재 블UP의 추천시스템은 (물론 기대치에 비해서 만족도가 틀려질 수 있으나) 제가 볼때는 충분히 사용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고, 특히 추천의 진성성 측면에서는 아주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끝으로 블UP을 통해서 좀더 읽을만한 글들이 주목받을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서 좀더 많은 유저들이 블코에 방문해서 좋은 글을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허접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블코에 글도 보내고 몸도 가는 유저로 변신해서, 좀더 블UP을 사용해보고 개선해야 할 방향 등이 생각나면 건의하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점프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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