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워, 촛불집회 그리고 진중권

카테고리 : internet  |  작성일자 : 2008. 6. 26. 10:58  |  작성자 : 점프컷
난 진중권의 팬이다. 진중권 독설 전성시대라는 글에서 보시다시피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때부터 팬이었다. 논리적이고 시원시원한 글쓰기와 다른 지식인이 하지 못하는 그렇지만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지식인의 역할을 진중권이 해내기 때문이다.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1 상세보기
진중권 지음 | 개마고원 펴냄
최근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박정희 신드롬을 주도하면서 그를 영웅시하는 작가 이인화와 <조선일보>기자 조갑제의 박정희 신화만들기가 얼마나 터무니없는지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한편 이문열의 <<선택>>에서 보여지는 가부장 독재를 신랄하게 지적하고 있다.

그런 나도 디워 논란에서는 진중권이 살짝 오바를 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오바를 했냐면, 당시 진중권이 네티즌의 디워 지지 현상의 원인을 4가지(애국코드, 민족코드, 시장주의, 인생극장)로 꼽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여기에 영화전문가라는 집단에 대한 반발심리(얼치기 전문가)도 분명 있었는데 진중권은 이를 애써 외면했다는 것이다. 전략적인 외면이라고 생각한다.

이지선 (영화칼럼니스트)

- 디워 : 근래 극장을 나서는 발걸음이 이렇게 무거웠던 적은 없었던 듯 하다.

- 동갑내기 과외하기 :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를 실제감 넘치는 대사와 발랄함이 통통 튀는 만화적 표현 및 설정을 통해 즐거운 변주에 성공하였고, 이는 다수 관객들의 선택으로 적절한 접근이었음을 인정받았다.

이후남 기자

- 디워 : 이런 긴 노력에 비해, 그간 충무로가 닦아 온 이야기 세공력과 부쩍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제대로 감안하지 않는 게 신기하다

- 조폭마누라3 : 국산 시리즈물로는 보기 드물게 다국적인 변신을 시도했고, 액션과 코미디가 각각 기본적인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은 이 영화의 성과다. 기획단계에서 의도한 대로, 내수형 조폭 대신 해외시장 개척에 결실을 거뒀으면 한다.

서진우 기자

- 디워 : 문제는 이 영화를 보고선 역시 심형래라는 탄성과 함께, 전형적인 심 감독 스타일 영화라서 아쉽다는 비판이 동시에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애국심 짙은 감정을 버리고 또다시 냉정한 평가를 내려줄지 관객들 입심에 `디워`의 진짜 운명이 갈리겠다

- 못말리는 결혼 : 영화는 초반 지루함과 황당함을 당당히 물리치고 가족 영화의 따뜻함과 웃음을 한껏 자아낸다. 끝없는 모성애와 부성애까지 진하게 풍긴다. 죽은 아내를 위해 땅을 팔지 못하는 지만과 오직 자식들을 위해 험난한 인생을 살아온 말년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김도훈 씨네21 기자

- 디워 : 거드름떠는 영화기자의 입장이 아니라 싸구려 B급 영화의 엇나가는 재미에 호들갑을 떨 준비가 되어있는 장르팬의 입장으로 말하자면, 300억짜리 이무기 영화 한편이 아니라 30억짜리 장르영화 10편을 10년동안 꾸준히 보기를 원한다. 아니, 원했다.

- 여고생 시집가기(촬영현장에서) : 신생 영화사와 신인감독, 임은경을 제외하면 모두 신인 연기자들로 구성된 이 생기로 가득 찬 싱그러운 영화는 이제 절반가량의 촬영을 전주에서 마치고 서울과 양수리에서의 촬영만을 기다리고 있다. 5월 말이나 6월 초면 온달과 평강의 운명의 실타래가 어떻게 풀려가는지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을 예정이다

디워 물론 쓰레기 영화 맞다. 그러나 디워보다 더한 쓰레기 영화들에게도 후한 평을 주던 평론가들이 디원만은 제대로(?) 평가한 것을 두고 "평론가들은 자기일을 했을뿐인데 왜 다구리냐?"고 말하기는 힘들다.

충무로에서 왕따 당하는 심형래의 이미지가 괜히 형성된게 아니다. 디워 논란에서 대중에게 신뢰를 잃은 영화평론가나 기자들이 자기반성 없이 진중권 때문에 은근슬쩍 넘어간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번 촛불집회도 마찬가지다. 촛불집회가 이렇게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조중동 죽이기까지 발전하는 것은 조중동의 일관성 없는 보도태도가 한몫을 했다.

조중동이 과거 노무현 정권때는 광우병은 아주 위험한 병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고, 노무현때보다 안전장치를 대폭 해제하고 소고기 수입협상을 하니 자세를 180도 바꾸어서 광우병에 대한 위험은 괴담이라고 말한다.

인터넷에 순식간에 조중동의 이런 이중적인 보도가 퍼져나갔다. 당연히 대중은 여기에 분노를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분노는 디워때 영화전문가라는 넘들에게 느꼈던 분노와 유사하다.

물론 대중은 깊이있고 종합적인 정보 보다는 피상적인 정보만을 받아들이고 오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대중의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정보의 소통만 원할하게 된다면 잘못된 여론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다.

디워 논란때는 네티즌의 공공의 적이 되었다가 촛불집회에서는 네티즌의 영웅이 되어버린 진중권.

이 아이러니한 현상의 책임을 모두 네티즌들에게 돌릴 수는 없다는 말이다.
Posted by 점프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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