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애드센스 수익이 낮은 이유는?

카테고리 : internet  |  작성일자 : 2008. 2. 27. 14:04  |  작성자 : 점프컷
외국의 사례를 보면 애드센스로 한달에 1억을 벌었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국내의 애드센스 수익은 안습입니다. 많은 분들이 한글로 작성된 컨텐츠이기 때문에 방문자들의 숫자에서 그 한계를 찾는데, 국내의 인터넷 인프라와 네티즌들의 왕성한 컨텐츠 소비행태를 보면 단순히 방문자의 양적인 한계로만 보기는 힘듭니다.

그럼 왜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 유저들의 규모에 비해서 애드센스 수익이 턱없이 떨어질까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포털 위주의 인터넷 환경 때문입니다. 포털들이 전체 인터넷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만 포털들이 각 사이트로 방문하기 위한 관문의 역할을 하지 않고 유저들의 모든 니즈를 충족시켜 버리기 때문이죠. 실제로 이런 환경으로 인해서 수많은 사이트들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네이버의 검색점유율이 70%가 넘어가는 독점구조가 형성되었는데 만일 국내유저들이 외국처럼 구글과 같은 형태(트래픽을 사이트로 보내주는)의 검색엔진을 이용한다면 애드센스의 수익은 충분히 올라가지 않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몇몇 인기 블로그들은 지금의 10배 이상의 수익도 기대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왜 그런지 좀더 자세히 살펴보죠.

프로블로거 출현 시나리오에서 언급했듯이 애드센스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트래픽은 검색 트래픽입니다.

네티즌이 특정 키워드로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면 통합검색결과를 만날 수 있습니다. 통합검색결과의 가장 상단은 광고로 채워져 있습니다. 포털의 가장 큰 수익원은 검색광고이고 네이버의 경우 검색점유율도 높고 광고주도 많이 보유하고 있기에 유독 많은 광고가 뿌려집니다. 그러므로 광고에 관심있는 유저들은 일단 여기에서 충분히 광고에 노출이 됩니다.

검색트래픽이 중요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유입경로를 확인해보면 검색트래픽이 증가했음에도 애드센스 수익은 크게 발생하지 않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을겁니다.

먼저 구글과 같은 형태의 검색엔진을 사용하는 경우는 아래와 같은 유저들의 정보탐색경로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검색 -> 블로그 방문 -> 포스트를 읽고 관련광고 클릭

구글의 경우에는 보통 검색결과가 광고보다 우선적으로 노출되기에(게다가 광고도 적게 노출되기에) 대부분의 유저들이 검색 후 바로 해당 사이트나 블로그로 이동합니다.

반면 현재 독점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네이버를 이용하는 경우는 아래와 같은 경로를 예상할 수 있죠.

검색 -> 충분한 광고 노출 -> 지식인을 비롯한 네이버 페이지 -> 여기서도 찾지 못한 정보인 경우에 블로그 방문

이런 과정을 거치기에 광고에 관심을 보일만한 유저들이 블로그까지 검색을 통해서 올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광고에 반응을 보이는 유저(구매력이 있는 유저)들은 이미 포털에서 잡아버리고 수많은 지뢰밭을 뚫고 나온 근성있는 유저만 보내주는데 이런 근성유저들에게 광고클릭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어쨋든 이런 환경 때문에 블로그들은 광고시장에서 전혀 파이를 나눠먹지 못하고, 네이버와 대형 사이트들이 먹고 흘린 부스러기를 수많은 블로그들이 주워먹는 현실이죠. 그러니 애드센스 수익이 한계가 있을 수 밖에요.

그럼 이런 환경을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요?

개선할 방법을 논하기 전에 먼저 이런 환경이 어떻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네이버 잘나가는게 그렇게 배아프냐?는 반문 할 수도 있으니 말이죠.

제 블로그에는 애드센스도 없지만 광고수익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은 광고수익은 인터넷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이용하면서 네이버에게 돈을 지불한 적이 있나요? 다 광고수익으로 먹고살죠.

광고수익 덕분에 따로 돈을 받지 않아도, 특별한 수익모델이 없어도 인터넷 이용자들의 니즈만 충족시킨다면 트래픽을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나라의 인터넷 산업은 얼마나 건전한 광고수익의 선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광고수익은 정보를 원하는 유저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면서 깍두기로 광고를 노출시킴으로서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는 텍스트 정보가 대부분이죠. 그리고 구매력을 가진 사용자들이 정보를 찾는 경로는 검색을 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그럼 광고수익은 대표적으로

검색 플랫폼 + 컨텐츠(주로 텍스트 정보)

를 기반으로 발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검색 플랫폼을 제공한 검색 엔진에서는 검색광고를 통하여, 컨텐츠를 제공하는 사이트에서는 컨텐츠 광고를 통하여 수익을 발생시킵니다. 윈윈구조이고 인터넷을 통해서 수많은 컨텐츠들이 생산/유통되도록 하는 기본적인 힘이죠.

구글에서 javascript라고 검색해 보면 w3schools.com, javascript.internet.com, www.javascript.com와 같은 사이트들이 나옵니다. w3schools.com이 오래된 사이트라서 구글검색결과의 상단에 잘 나오는데 이 사이트는 국내의 웹개발자들도 대부분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사이트입니다. 당연히 엄청난 트래픽이 예상되겠고, 이 사이트는 구글 애드센스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광고를 수주하여 수익을 내고 있죠. 물론 이 사이트는 양질의 컨텐츠를 포함하고 있고, 이런 검색결과만 봐도 이에 걸맞은 충분한 광고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럼 네이버에서 javscript나 자바스크립트로 검색해 봅시다. 검색결과 상단을 네이버 지식인과 블로그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글로 자바스크립트를 검색하면 사이트 검색결과는 나오지도 않습니다.

즉 자바스크립트에 대해서 아무리 좋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네이버 자체의 컨텐츠(지식인, 블로그)에 의해서 밀려나버립니다. 밀려나더라도 이 사이트 검색결과가 신뢰성을 가지면 그나마 어떻게 해볼 여지가 있지만 이 검색결과는 조작이 쉽고(사이트 검색결과 첫페이지에 나오게 해주는 서비스도 많죠) 업데이트도 잘 안되고, 출력 순위 역시 신뢰성을 가지지 못합니다. 일반 사용자들은 큰 관심이 없고 쇼핑몰 운영자들이나 관심을 가지는 영역이죠.

그러니 이런 환경에서는 아무리 좋은 컨텐츠를 가지고 있어도 그 사이트가 유저들에게 널리 알려지기는 힘듭니다.

물론 이는 네이버가 사용자들의 참여를 잘 이끌어내서 만들어진 결과아냐? 정보가 네이버 DB에 있든, 인터넷에 흩어져있던 그게 무슨 상관이냐? 오히려 한곳에 있으니 찾아보기 더 쉬운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네이버가 모은 정보들이 네이버 회원들이 작성한 정보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상당수가 불펌이죠.

불펌이 없이 순수하게 생산한 정보라면, 더욱 풍성한 인터넷 환경을 만드는데 공헌한다고 칭찬할 일이지 비판할 일은 절대 아니죠.

그러나 불펌이 검색을 하는 유저입장에서야 별 관계가 없지만(오히려 불펌해준게 잘 검색되니 편하겠지만) 컨텐츠 생산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곤란합니다. 네이버가 인터넷상의 괜찮다 싶은 정보는 모두 쓸어담아버리는 컨텐츠의 블랙홀이 되어버리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검색점유율까지 독점을 하고 있기에 전문적인 정보에 있어서는 컨텐츠 생산자가 더이상 버티기가 힘든 현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왜 한글로 제대로된 사이트들은 없냐며 불평합니다. w3schools.com과 같은 사이트가 우리나라에 있다면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지금의 포털 위주, 네이버 독점, 불펌으로 인한 컨텐츠 블랙홀화 현상이 벌어지는 한 절대 불가능합니다.

인터넷 초창기는 각종 강좌사이트들이 의욕적으로 만들어졌으나 이제는 거의 문을 닫아버렸죠. 이런 현실에서 컨텐츠의 생산을 담당하는 역할은 상당부분 블로거에게 주어졌습니다. 인터넷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저들에게 도움이 되는 양질의 컨텐츠입니다. 불펌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한글로 된 컨텐츠는 계속 격차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출판산업이 발달했습니까? 번역산업이 발달했습니까? 그나마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 컨텐츠 생산에 대한 비용이 적게드는 인터넷입니다. 컨텐츠 생산자들을 보호해서 한글 컨텐츠가 좀더 많이 생산되고 인터넷을 통해서 공유될 수 있도록 블로거 여러분들에게 불펌에 대해서 좀더 예민하게 반응해 주실것을 부탁드립니다.

현재의 애드센스 관련 논의도 자기 블로그에 몇명이 와서 얼마의 수익이 올랐는지에만 집중되고 있는데, 애드센스가 인터넷 컨텐츠에 긍정적으로 미치는 영향과 이런 전반적인 문제점을 함께 고민해봐야 합니다. 개개인에게는 별 문제가 안되겠지만 인터넷 전반적인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이 현실이 계속 유지되는한 애드센스 수익 역시도 소꼽장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것이고, 컨텐츠의 주인에게 제대로 보상이 돌아가지 못하고 결국 인터넷 전체의 한글 컨텐츠의 위축으로 이어집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구호로만 그칠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방법으로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푸른하늘이님이 이에 대해서 구체적인 대안을 하나 제시하여 주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네이버의 독점현상과 컨텐츠 블랙홀화 현상이 가장 급하기에 네이버를 상대로한 집단소송을 준비하자는 의견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 불펌 문제, 블로거가 스스로 해결합시다!!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특정 업체를 겨냥해서 오해를 살 수도 있는 부분인데 중요한 것은 정보 생산자로서의 블로거가 스스로의 권익을 찾기 위해서 무분별한 불펌 문화에 대해서 어떤 대응을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를 고민해보자는 겁니다.

이 문제에 대한 관심과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 주셨으면 합니다.
Posted by 점프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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