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깅의 자유와 블로고스피어의 역할

카테고리 : blog  |  작성일자 : 2008. 3. 8. 10:54  |  작성자 : 점프컷
블로그란 무엇일까? 블로깅을 하다보면 끊임없이 마주치는 문제죠. 저도 블로그 시작한지 얼마안되었지만 이런 고민을 많이하게 되더라구요.

여러고민 끝에 내린 결론...

저도 블로그는 툴일뿐이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많은 것들이 그렇듯이 최초 어떤 목적으로 개발되었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그 기능은 확장되고 용도가 틀려집니다. 스타크래프트로 비유해보면...스타크래프트 개발자들이 "뮤짤" 같은 컨트롤까지 염두에 두고 개발했을리는 없죠. 개발자들은 기본 기능을 제공하고 이를 응용해서 별의별 컨트롤을 만들어내는 것은 유저의 몫입니다.

블로그 역시 좀더 쉽게 웹문서를 생성하고 배포하기 위한 툴일뿐입니다. 블로그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블로그를 사용하는 유저들의 몫입니다.

전 블로그는 웹문서의 일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블로그는 이래야 한다고 특별히 규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기존의 인터넷 에티켓으로 충분하지 블로그니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소통을 하지 않는 블로그는 블로그가 아닐까요?

블로그에서 소통이 중요합니다. 트랙백이라는 링크를 통해서 관련글들이 엮어지고 댓글을 통해서 피드백이 형성됩니다. 잘못된 정보가 고쳐지기도 하고, 다른 의견이 공유되기도 하고 말이죠.

그러나 블로그에서 소통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소통이 필수적일까요? 혹은 소통의 정도에 따라서 블로그의 질이 좌우될까요?

제가 구독하고 있는 블로그 중에서 ESL 토익/토플 Log라는 블로그가 있습니다. 영어강좌 블로그인데 굳이 타인을 위해서 영어강좌를 진행하기 보다는 자신의 공부를 위해서 정리한다는 느낌을 받는 블로그입니다. 그러나 전 이 블로그를 아주 훌륭한 웹문서를 생산하는 블로그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성격의 전문 블로그는 원래 소통하기가 힘들죠. 의견보다는 객관적인 사실의 전달에 주력하므로 거기다 뭐라고 논평 남기기가 뻘줌합니다. 맨날 잘봤어요..라고 댓글달기도 그렇고... 그러나 이런 전문 블로그가 생산하는 웹문서는 굉장한 퀄리티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우리 인터넷을 풍성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신지식의 블로그 답변과 전문 블로그 이런글을 통해서 전문 블로그를 좀더 우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있습니다.

블로그에 광고를 다는게 뭐가 문제일까?

애드센스 때문에 블로그에 광고를 다는 문제가 항상 도마위에 오르죠. 이 역시 블로그를 웹문서의 일종으로 넓게 봐버리면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광고수익을 목적으로 블로깅을 하면 어떻습니까? 그게 좋은 웹문서인지 아닌지만 판단했으면 합니다. 이 역시 블로그는 이러해야 한다기 보다는 기존의 인터넷 상식으로 충분합니다. 불펌하지 말고 퀄리티있는 글을 적으면서 열심히 애드센스 수익 올리면 되죠.

제 블로그에서 누누히 주장하지만 인터넷에서 광고수익의 역할은 아주 중요합니다. 광고수익 없으면 돈을 내고 인터넷을 해야하죠. 위키피디아처럼 광고가 없는 웹문서도 있습니다만 이건 기부금으로 운영되죠. 기부금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웹문서의 양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결국 인터넷의 컨텐츠를 살찌우는건 광고수익밖에 없습니다.

광고때문에 가독성을 떨어뜨린다는 것 역시 그렇습니다. 광고가 없는 뻘글도 많고, 광고로 도배된 좋은글도 많습니다. "광고의 양"과 그 글의 "읽을만한 가치" 사이에서 어떤 상관관계가 있던가요? 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자본에 의한 종속 부분도 인터넷의 특성상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에서 돈지랄로 신문사들을 구워 삶는건 간단해도 인터넷은 호락호락하지 않죠. 트래픽이 흐르는 방향을 돈으로 컨트롤 하기 힘들거든요.

블로그로 홍보하는 것은?

이 역시 블로그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 중 하나 입니다. 인터넷이 홍보하기 얼마나 좋은 수단입니까? 요즘 길거리 돌아다니면 찌라시 주는 분들 많은데 그 찌라시들 대게가 바로 휴지통으로 들어가죠. 이보다 블로그를 통해서 홍보하면 낭비도 줄이고 더 많은 정보를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블로그는 구독이라는 개념이 있기 때문에 기존의 이메일 마케팅의 상당부분을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 마케팅이라는 말도 나오고 많은 분들이 블로그를 활용한 마케팅 방법에 대해 고민합니다. 그러니 인터넷을 통한 마케팅 활동을 전부 부정하지 않는 이상 블로그는 비상업적이어야 한다는 말도 그닥 설득력을 가지지 못합니다. 꼭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상업적인 정보를 담아야 하는 것은 아니죠.

활용하기 나름입니다. 좀더 다양한 블로그, 재기발랄한 블로그가 등장해서 우리 인터넷을 살찌우게 할려면 블로그는 이러해야 한다는 구속을 해버리면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블로그가 무엇인지 생각하기 이전에 블로그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자는거죠. 좀더 다양한 것을 할 수 있으니 이 툴의 활용가능성을 활짝 열어놨으면 합니다. 이러기 위해서 전제되어야 할것은 다양한 블로그에 대한 인정입니다.

그러나...

블로고스피어라는 광장은 그 자체가 미디어이다.

는 문제가 있습니다.

블로거뉴스는 아예 미디어 다음에 버젓이 들어가 있고, 메타 블로그 역시도 미디어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블로거들이 만나고, 부딪치고, 소통하는 블로고스피어라는 광장은 좋든 싫든, 자신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 자체가 미디어라는건 부정하기 힘듭니다.

그러니 이 광장으로 나온 블로그는 블로그이기 이전에 광장에 참여하는 구성원이라는 생각은 해주어야 합니다.

굳이 블로그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요즘 RSS가 지원되는 게시판도 많죠. 자기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RSS 기능 추가하고 메타 블로그에 참여할 수도 있고, 미니 홈피에 RSS가 지원되면(지금은 안되죠?) 미니홈피도 참여할 수 있겠죠.

그러니 광장에 나온 블로거가 어떠해야 한다는 것은 블로깅의 자유와는 크게 상충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블로거뉴스에 송고하는 기사는 블로그에 작성된 글이기 이전에 기사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블로그의 또하나의 가능성 대안언론

블로그가 대안언론이 되어야 하는가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고,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미 블로그가 1인미디어로서의 기능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습니다. 기성언론을 견제하고 기성언론에서 담지 못하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죠.

이런 현실에 참여를 하는지 안하는지는 블로거의 선택입니다.

난 시사와 정치에는 관심없어라고 해본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활용하여 대안언론으로서의 기능을 하는것을 막지는 못하죠.

문제는 블로그 메타사이트가 단순히 여러 블로그들을 모아서 보여주는 기능을 담당할것인가? 올블로그처럼 이슈를 중심에 놓고 대안언론으로서의 기능을 강조할것인가입니다.

전 좀더 다양한 블로그를 아우를 수 있었으면하는 바램이고, 어떤 분들은 지금의 이슈 중심으로 흘러가는 올블로그가 더 좋을 수가 있겠죠.(근데 제가 주로 올블로그의 글을 읽는 이유도 이슈 때문입니다.^^;)

결국 블로그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보다는 특정 블로그 메타 사이트의 성격이 무엇인가?하는 고민인거 같습니다. 이 두가지 고민이 구분되지 못해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잡음들도 많은거 같구요.

정리하면...블로그는 미디어의 기능을 수행하지 않아도 됩니다. 블로그로 뭔짓을 하든 자유입니다. 기존 게시판과 별다를게 없습니다. 기존 게시판에서 통용되는 어떤 글들도 블로그에 그대로 통용될 수 있죠.

그러나 기술적인 특성(RSS로 완벽하게 개인이 컨트롤할 수 있는 사이트를 모아줄 수 있는)으로 인해서 1인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건 사실입니다. 이 가능성을 부정하지말고 많은 이들이 대안언론으로 키워나가고 있는 블로고스피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었으면 합니다.
Posted by 점프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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