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블로그를 장악하고 있는 컴쟁이들에 대한 반감

카테고리 : blog  |  작성일자 : 2008. 5. 8. 11:35  |  작성자 : 점프컷
웹초보님의 올블로그 툴바 개편 단상을 읽다 재미난 댓글을 하나 발견했다.

컴쟁이들   2008/05/08 00:00

툴바 하나가지고 뭘 단상씩이나...
읽은 사람 달면, SOCIAL? 이쪽 계통 사람들은 참 하는 일마다 대단한일 많네요.
그런데, 대우는 안해주지, 그러니깐 맨날 뿔난 소리만 하겠죠.

물론 웹초보님의 글은 항상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의 변화에 대해서 가볍게 스케치한 글이고 이는 당연히 올블로그를 이용하는 유저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 결과 이글을 적고 있는 이시간에 최다 추천글로 올라와있다. 그래서 이에 대해서 이런식으로 비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일종의 악플로 볼 수 있다.

근데 단지 이 댓글을 찌질이의 악플로 넘겨버리기가 좀 그런게 한마디 한마디가 뼈가 있는 말이다. 올블로그의 IT 편향성에 대한 반감을 대표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글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컴쟁이라 할 수 있고 IT 관련글을 자주 쓰는 편이지만 이 댓글을 보고 기분이 나빴다기 보다는 재밌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툴바 하나가지고 뭘 단상씩이나...

아무래도 IT 종사자들(이하 컴쟁이^^;)이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그래서 블로고스피어에서만큼은 컴쟁이들이 주류이고, 컴쟁이들의 컴 이야기가 대세다.

컴에 관심없는 사람들은 이런 현상이 못마땅할만 하다. 사실 맥이나 리눅스 사용자가 얼마나 되는가? 이에 반해 올블로그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편향적이다는 말이 괜한 설레발은 아니다.

올블로그, 아는 사람보다는 모르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인터넷 서비스다. 포털 위주로 인터넷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존재감은 거의 없는 마이너 서비스라 할 수 있다. 그런 서비스에서 툴바 하나 바꿨다고, 그게 뭔 대수라고 블로그에다 글을 올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블로고스피어에서 올블로그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국내 최대의 블로그 메타 사이트이다. 트래픽면에서는 블로거뉴스보다는 밀리겠지만 블로거들의 충성도면에서는 블로거뉴스를 압도하는 대표적인 블로그 메타 사이트라는 말이다.

그래서 올블로그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블로거입장에서는 올블로그의 툴바 변경은 블로그에 글을 쓸만한 충분히 의미있는 사건이다.

무차별적인 IT 편향성에 대한 반감은 이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을 왜곡하는 경향도 가지고 있다. 올블로그에 오는 블로거중에서 컴쟁이들이 많다 보니 컴 관련 글이 자주 올라오고, 블로거는 블로고스피어에서 동시에 독자이니 컴 관련 글이 주목을 받는다.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읽은 사람 달면, SOCIAL? 이쪽 계통 사람들은 참 하는 일마다 대단한일 많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IT 관련글들을 보면 여전히 블로고스피어에서 IT 편향성에 대한 지적은 유효하다. 쪽수가 많다보니 그쪽으로 쏠리는건 이해를 한다손 쳐도 별로 비중도 없어 보이는 IT 담론들이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지나치게 주목을 받는다.

최근의 예를 하나 들자면 야후-MS간의 합병소식이다.

올블로그 툴바야 올블로그 유저들이 늘 사용하는 서비스니 그렇다 해도 야후와 MS가 합병을 하든 말든 그게 우리하고 무슨 상관이 있을까?

상관이 있다고 치자. 그럼 단순한 정보전달 보다는 그 상관에 집중해야 하는거 아닐까?

근데 야후-MS 합병을 다루는 글들이 제법 쏟아지지만 대부분 단순한 정보전달에 그치고 만다. 나름 논평을 하긴 하지만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반응이 나올만한 영양가 없는 논평들이다.

그냥 외신 먼저 읽고 누가 먼저 블로고스피어에 소개하나 경쟁하는 정도? 혹은 IT쪽에서는 나름 비중있는 뉴스니 포스팅 소재로 부담없으니 대충 올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왜 이런 영양가 없는 IT 정보들이 블로고스피어를 뒤덮을까?

야후와 MS의 합병 소식에서 키워드를 뽑아보면 야후, MS, 합병 이 3가지가 나온다. 야후와 MS는 자신있다. 문제는 합병이다.

사실 일반인들이 기업간 합병에 대해서 어떤 논평을 내놓기가 힘들다. 지금 이순간에도 세계적으로 수많은 회사들이 합병을 위해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우리는 모른다. 우리가 언제 기업간 합병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했었나?

당연히 합병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 같은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기 힘들다. 단순히 외신에 나온 내용을 먼저 소개한다는 의미 이상의 포스트가 나올 수가 없다. 근데 나름 의미있는 논평은 해야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힌다. 그러다 보니 무리한 의미부여를 하게 되고 컴쟁이들은 영양가 없는 컴 이야기를 계속한다는 이미지를 심게 된다.

"이쪽 계통 사람들은 참 하는 일마다 대단한일 많네요."라는 가시돋힌 말을 그냥 악플로 치부해 버릴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대우는 안해주지, 그러니깐 맨날 뿔난 소리만 하겠죠.

물론 이글은 제대로 IT 관련 포스팅을 전문적으로 하는 전문 블로그를 싸잡아서 비하하기 위한 글은 아니다. 그리고 단순히 정보전달에 집중하는 블로그를 폄하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이글에서 인용하고 있는 웹초보의 Tech 2.1웹2.0과 인터넷지도, 블로거팁닷컴과 같은 IT 전문 블로그(논평보다는 정보전달과 구축에 집중하는)의 존재가치를 개인적으로 아주 높게 평가한다.

단지 블로고스피어의 IT 편향성에 대한 반감을 열린 마음으로 이해해보자는 취지다.

냉정하게 보면 IT 관련글들이 블로고스피어에 양적으로는 넘쳐나지만 질적으로는 부족하지 않은가? 특히 물건너온 외국 소식을 무차별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아닌가?

이런 현상은 나름 명망있는 파워블로그에서도 목격되는 현상이다. 지난글에서도 비슷한 소리를 했지만 우리 인터넷 현실은 외면한체 웹2.0이 어떻고, 소셜네트워크가 어떻고 하는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해댄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처럼 외국에서 개발된 서비스들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이상하게 변질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이런 현실을 기반으로 치열하게 성찰을 담아내는 IT 담론을 좀더 만났으면 한다. 물건너온 말들을 앵무새처럼 그만 떠벌리고 말이다.
Posted by 점프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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